2025. 1. 12. 20:34ㆍ뜀박질
2024년이 끝나고 2025년이 시작한 지도 며칠이 지났다. 지난해는 다시 한번 달리기를 열심히 한 한 해가 되었다. 이전에는 기록에 전혀 욕심이 없었고 대회에도 거의 참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2024년 중반 크루에 가입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저 건강과 취미로 달리기를 하던 나의 생각에 변화가 온 것이다. 애초에 달리기를 시작한 이유는 건강을 위한 것이었으나, 그 이후에는 건강보다는 머리 안에 잠들어 있던 나의 잡념을 없애기 위해서 달렸던 거 같다. 하지만, 크루에 들어가면서 사람들을 만나 같이 뛰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나의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조금씩 대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메이저 대회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 사는 곳 근처의 대회에는 나가고 싶어진 것이다. 그래도 나름 꾸준히 달렸으니 대회에 나가면 어느정도 수준인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이전의 대회들은 코로나의 영향으로 대부분은 버츄얼로 진행이 되었고, 앱을 켜고 달리기만 하였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부족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오프라인 대회는 다르다는 것이 사람들의 지론이었다. 확실히 대회 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2024년의 첫 대회는 제1회 내포마라톤 이었다. 내가 사는 내포신도시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대회였고, 5K, 10K, 하프 코스로 대회를 진행하였다. 신도시를 관통하는 대로는 달리는 대회로 신도시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고, 도심을 벗어난 시골의 풍경을 감상하기도 충분한 대회였으나, 예상치 못한 엄청난 바람으로 달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대회였다. 친구와 함께 참가하여 10킬로 55분을 목표로 달렸고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하여 다음 대회에도 참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던 대회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대회는 홍성마라톤 대회였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꽤나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마라톤 대회로 예전에는 풀코스까지 있었지만 지금은 6킬로, 10킬로, 하프로 그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지역대회이고, 대회를 마치고 먹을거리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대회이다. 문제는 코스에 생각보다 업힐이 많고 길며, 9월 초의 대회이다 보니 기온도 높아 상당히 힘든 대회로 알려져 있다. 워낙 코스가 어렵기로 소문이 난 대회이다 보니 목표는 10킬로 55분으로 잡고 대회에 임하였으며, 생각보다 좋은 기록으로 대회를 마칠 수 있어서 나름의 의미가 있는 대회였으며, 크루원들과 처음으로 같이 참가한 대회여서 더욱 기억에 남는 대회다.
세 번째, 대회는 서산 코스모스 황금들녘 마라톤 대회였다. 옆 동네의 대회로써 코스가 평이하여, PB를 세우기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기록에 욕심보다는 참가하는데 의의를 많이 둔 대회로 내가 사는 지역을 벗어나 참가한 최초의 대회가 아닌가 싶다. 22년도에 JTBC마라톤을 신청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 뭔가 나에게 일이 생겨 참가를 못한 경험이 있다. 아무튼, 대회는 서산의 중심가가 아닌 변두리 쪽에서 진행이 되었으며, 생각했던 것보다 코스가 좁아 출발 시 병목이 꽤나 발생했던 대회였다. 유명한 러닝 인플루언서도 참가를 하였으며, 같은 날 뉴발란스 주최의 대회가 있어서 인지 수도권에서는 많이 참가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이 되며, 처음으로 외국인 페이스 메이커를 보게 된 대회이기도 하였다. 기록은 생각보다 좋게 나왔으며, 날씨가 생각보다 더워 힘들게 대회를 치렀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네 번째, 대회는 김제 지평선 마라톤이었다. 나의 고향에서 개최한 대회로써 친구가 같이 출전을 하자고 하여 새벽 밥을 먹고 대회장으로 출발한 대회이다. 아무래도 거리가 있다 보니 다른 대회보다 일찍 준비를 하게 되었고,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였기에 아무래도 걱정이 되었던 대회로 기억된다. 애초의 계획은 친구와 함께 뛰어 보려 했지만 웜업을 한다고 가볍게 트랙을 몇 바퀴 뛰는데도 헉헉 대는 친구를 보면서 과감하게 친구를 버렸고, 홀로 레이스를 해야만 했던 대회이다. 대회 코스는 평이한 편이었고, 특이했던 점은 레이스 패트롤들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다니면서 대회 참가자들을 도와주는 모습이 흥미로웠던 대회였다. 의도치 않은 우중런이 되어 조금은 걱정스러웠지만 생각보다 레이스를 잘 끝냈고, 대회 참가 이후에 지평선 축제를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다음에는 크루원들을 좀 끌고 가 볼 생각이다.
다섯 번째 대회는 부여 굿뜨레 마라톤으로 원래의 대회는 8월에 치러지기로 했지만, 수도권 대회인 나이트런이 높은 기온으로 망하는 바람에 대회가 연기되면서 11월에 열리게 된 대회였다. 백마강을 끼고 달리는 대회로 경치는 좋았으나 주로가 좁고, 울퉁불퉁하여 꽤나 애를 먹었던 대회이다. 나름 좋은 페이스로 대회를 잘 치렀고, 레이스의 종반까지 잘 오고 있었으나 대회 주최 측의 실수로 코스를 잘못 안내하는 바람에 10킬로 선두권 주자들이 약 0.75킬로를 더 뛰게 되었고, 뒤에 있던 사람들이 먼저 들어오는 불상사가 발생하여 대회장이 시끄러웠던 대회로 기억이 된다. 전마협에서 주최한 대회로 많은 대회를 치른 사람들이 실수를 했다는 점에서 실망스러웠으며, 가장 중요한 건 나의 공식적인 PB가 무산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으며, 열심히 노력한 대가를 다른 사람의 실수로 날려 먹어서 속상한 대회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 느낌이다.
마지막 대회는 금산의 골드레이스로 부여에서 코스를 잘못 뛴 사람들에게 주어진 참가권으로 참가를 하게 되었다. 날씨가 생각보다 추워 걱정은 많이 되었으나 막상 대회가 시작하고는 볕이 따뜻하여 춥다기 보다는 달리기 딱 좋은 날씨가 되었고, 코스가 좁아서 두 조로 나누어 출발을 했으며, 대부분의 주로가 일반적인 아스팔트 로드가 아닌 시골의 논길 같은 코스로 고저차는 심하지 않았지만 예측하기 힘든 주로는 신경을 쓰이게 만들었다. 12킬로 단일 대회라는 특성과 많은 시상으로 인해 평소 하프 이상을 뛰시는 분들이 많이 참가하신 거 같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열정적으로 대회에 임한 대회이다.
2024년은 나의 달리기에 있어서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일단, 크루에 들어갔고, 기록 욕심이 없던 나에게도 어느 정도 욕심이 생기면서 개인 기록에 욕심을 내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예전에는 하지 않던 훈련들을 하게 되었고 나름의 성취도 이룬 한해 였다. 아직까지 남들만큼 큰 성과를 이루었다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조금씩 노력을 하다 보면 점점 더 발전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큰 부상이 없이 잘 넘겨서 꾸준히 달릴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수확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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