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문제없이 타던 나의 차에 문제가 생겼다. 시동이 잘 걸리지 않고, 운행을 하는데도 출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더 이상 운행을 지속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거 같았고, 차를 검사하던 중 타이밍 벨트 문제가 엔진에 영향을 주어 수리비가 차 가격을 넘어가는 일이 발생하였다.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차를 알아보게 되었다. 수도권과 다르게 자동차가 없으면 거의 생활이 불가능한 지방살이에서 최대한 빠르게 차를 알아봐야 했다. 무리를 하여 자동차를 구매할 이유가 없는지라 가장 현실적으로 나의 처지에 맞는 차량을 고르게 되었고, 딜러가 이야기한 것과 다르게 빠른 차량 인도가 이루어졌다. 차량을 수령하러 가기 위하여 지인의 차를 얻어 타게 되었고, 내가 자동차를 새로 구입한 걸 알게 된 지인은 그 자리에서 나에게 카카오톡으로 선물을 해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춘식이" 캐릭터로 만들어진 방향제로 말이다. 선물은 빠르게 배송이 되었다. 역시 우리나라의 빨리빨리 문화와 택배 시스템은 칭찬할만한 수준이다. 너무나 편안하고 윤택한 생활이 가능하게 해주는 좋은 시스템이다. 택배 상자에 카카오 프렌즈 로고가 프린트 되어 있었다.
카카오 프렌즈도 환경 경영에 힘을 쏟고 있는지 택배 박스 안에는 친환경 포장에 대한 안내가 동봉 되어 있었다. 여러 가지 환경을 위하여 자신들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나름 자세히 열거가 되어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제품의 포장에는 플라스틱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품의 보호를 위하여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는 하지만 제품은 그대로이고 택배 포장만을 친환경으로 한다는 이야기가 역설적이기도 하였다. 그저 "우리는 이러한 노력을 한다"를 보여주기 위한 한 가지 방안 정도로 보였다.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에 앞장서는 건 좋은 일이지만 어쩌면 저런 마케팅 자체가 환경오염을 더욱 가속화하지 않나 생각해보아야 하는 시점이다. 애초에 광고를 하지 않는다면 포장재도 광고를 위한 종이 카드 자체도 필요하지 않지 않나... 또한 저런 비용 자체가 어차피 소비자들의 몫이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방향제" 답게 귀여운 춘식이 캐릭터가 바람개비를 한손에 들고 있다. 예전에 가끔 불스원의 캐릭터 방향제를 사용하곤 했는데 그 방향제도 생각이 났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방향제의 양이 생각보다 적다는 것이었다. 배송지를 입력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하였지만 그래도 양이 적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바람개비 위에 하찮게 있는 방향제의 양을 보라 조금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캐릭터 방향제이다 보니 제품의 본질인 방향제의 퀄리티보다는 캐릭터에 더 신중을 기울인 듯한 기분이다. 이 방향제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향보다는 캐릭터가 더 마음에 들어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나의 생각이 다다랐다. 춘식이는 여전히 귀엽고 예쁜 캐릭터이기에 모든 게 용서된다. 양이 적으면 어떻고 향이 조금 안 좋으면 어떠랴 귀여운 춘식이가 내 차의 센터패시아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말이다.
방향제를 통풍구에 잘 설치하였다. 히터나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으면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경우는 없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히터를 가동할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춘식이가 들고 있는 바람개비는 너무나 잘 돌아간다. 바람개비가 공기의 흐름을 도와주는지 방향제의 향이 차 안에 더 잘 퍼지는 듯한 느낌이고, 청량함을 가득 담은 방향제의 향이 특유의 새 차 냄새를 없애고 짧은 순간 작은 차 안을 채워나간다.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디자인은 시각적으로 더 끌리게 된다. 그렇다고 운전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니 너무 크게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바람개비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된다. 어떠한 의도로 디자인을 한지는 모르겠으나 기분상 바람개비가 돌아가면 뭔가 공기의 흐름에 더 도움을 주는 듯한 느낌이다. 발그레한 춘식이의 볼이 더욱더 귀엽게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많은 사람들이 새차 선물로 방향제를 선택한다. 부담이 없는 가격이고 호불호가 크게 작용하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방향제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향으로 이루어져 있고 은은하게 퍼지는 향이 운전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새 차가 생겨서 기분이 좋은 것도 사실이고 나에게 작은 선물이지만 챙겨주는 지인이 옆에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사람과의 관계가 항상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사소한 것이라도 마음을 써주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은 항상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일인 거 같다. 이 방향제의 향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으나 향이 나는 동안이라도 선물을 준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잘 간직하고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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