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9. 28 2025 공주 백제 마라톤 32K

2025. 10. 8. 10:31뜀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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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 풀코스를 뛰기 위해 준비해 둔 장거리 대회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공주 대회이다. 생각보다 큰 규모의 대회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주변에는 없기에 마라톤 대회장의 열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은 공주가 유일한 곳이다. 이전부터 열심히 준비를 하기는 하였으나, 최근에 몸이 좋지 않아 장거리를 하지 못했다는 부담감이 대회 당일까지 이어진것도 사실이다. 새벽에 같이 가기로 한 크루원의 차를 얻어타고, 공주로 향하였다. 전날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여 몸은 천근만근이었으나, 다행스럽게도 오늘은 대회장 까지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크게 위안이 되었다. 가까운 거리임에도 일찍 출발하였으나, 역시 대회장 인근에서 차가 막히기 시작하였고,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았다. 다행스럽게 주차할 곳을 찾고 대회를 위하여 준비를 하였으나... 역시나 가장 큰 걸림돌인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오늘 가장 큰 변수는 역시나 비...

 

그래도 동아 마라톤에서 운영하는 대회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일반적인 동네 대회의 느낌은 아니었고, 대회장의 분위기도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러너들에 의하여 상당한 열기를 보여주었다. 다만, 비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비가 맞지 않는 곳에 피해 있었고, 다른 때에 비해 웜업을 하는 사람도 적었다는 것이다. 나도 이번에는 장거리를 달리기 때문에 웜엄을 하기 보다는 많은 시간을 스트레칭에 투자하였고, 레이스 초반에는 웜업을 위하여 천천히 달려 나갈 계획이었다. 어차피 기록 제출도 하지 않아서 이미 C조에 배정이 되었고, 기록보다는 완주에 중점을 두고 3시간 정도를 뛸 수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이번 대회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였다.

 

대회의 시작이 09:00 이기 때문에 더위 걱정을 많이 하였으나, 비가 내리니 더위 걱정은 조금 사라진 셈이다. 우의를 걸치고 천천히 출발 지점으로 향하여 나아간다. 마라톤에서 우의는 체온 유지를 위한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그냥 비가 많이 내리기에 우의는 필수 아이템이 되어버렸다. 출발 시간이 다가오면서 비는 점점 더 굵어지는 느낌이다. 미스트 정도로 뿌리던 비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굵은 빗방울로 변해가고 있었다. 풀, 32, 하프가 동시에 출발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출발 지점에 대기하고 있었다. 이제 3시간 동안 비를 맞으면서 뛰기만 하면 되고, 마음의 준비는 되었으나 아직 몸이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앞 조들이 출발을 하고 나도 출발선에 점점 가까워졌다고 느끼는 순간과 동시에 거의 출발 사인이 떨어졌다.

 

이제 32K 레이스가 시작되었고, 이제 어떻게 되든 간에 끝까지 달려 골인 지점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 버렸다. 에너지젤도 충분히 준비하였으니, 이제 내 정신과 몸만 버텨주면 제대로 마무리가 되는 것이다. 속도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뛰어나가기 시작을 하였고, 웜업을 충분히 한다는 생각으로 주변의 러너들과 보조를 맞추어 뛰기 시작하였다. 다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출전을 하였고, 동시에 출발을 하여서인지 꽤나 넓은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병목 현상이 상당하였다. 다만, 속도는 느리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되지 않았고, 만약 기록을 생각하고 레이스에 임하였다면 큰 걸림돌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천천히 시작하여 원하는 페이스까지 속도를 올리는 것으로 목표로 서서히 진행하여 간다.

 

웜업을 위하여 천천히 달려 나아가고는 있지만  앞에 많은 주자들을 보면서 마음이 성급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거 같았다. 그래도 오늘은 꼭 페이스를 지켜서 완주를 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무리를 하지 않기 위하여 웜업 페이스로 레이스 초반을 뛰어야 했다. 많은 참가자들이 뒤엉켜 초반에는 어수선한 레이스가 되었고, 밤새 내린 비로 인하여 주로 여기저기에 물웅덩이도 있었다. 여기에 더해 넓은 주로에 비해 많은 참가자들로 인하여 원치 않아도 주변의 사람에게 물을 튀기는 일이 없을 수 없었다. 그렇게 초반의 레이스가 되었고, 병목은 조만간 풀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천천히 달려 나갔다.

 

약 3키로 이상을 느린 페이스로 뛰면서 몸을 풀었고, 슬슬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였다. C조에서 출발을 하여, 앞에 많은 주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씩 앞에 가는 사람들을 질러 가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였다. 몇몇 곳은 주로도 좁아졌으며, 거의 주로 전체가 물 웅덩이인 구간도 있었지만 지난 주에 뛰었던 금산 보다는 시원하여 달리는데 크게 지장은 없었고, 이대로라면 하프까지는 크게 무리없이 갈 수 있을 거 같았다. 문제는 물에 젖은 발이 잘 버텨주느냐이다. 물집이 잡히거나 발이 쓸리지만 않은다면 고통없이 마무리가 될 거 같았다. 그렇게 16킬로 지점 즈음에서 사람들이 웅성웅성 하는 듯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다. 보아하니 옆쪽으로 보이는 큰 다리로 올라가는 주자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그 다리로 올라가는 길이 상당한 업힐이어서 그런지 말이 많은거 같았다. 어차피 돌아갈수도 없는 길 그냥 머리 땅에 쳐 박고 열심히 달려 가기로 하였다. 드디어, 하프 지점에 다다랗고, 하프 코스에 출전한 주자들이 골인지점으로 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현타가 오기 시작하였다. 나도 그만 두고 저 사람들을 따라가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었지만 큰 사점은 찾아오지 않았기에 버틸만하였다. 다만, 점점 더 비가 굵어지는게 문제였다.

 

하프가 지나면서 진정한 레이스가 시작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리는 점점 무거워 지고 빗방울도 점점 굵어져만 갔다. 이제 하늘에서 내리는 비로 인하여 시야는 가려졌고, 비의 무게가 무겁게까지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거기에 더불어 업힐도 시작이 되었다. 가면 끝나는 업힐이 아닌 다시 돌아와야 할 업힐이 생각보다 높았고, 머리속에서 이걸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 한켠에 자리 잡으니 더욱 달리고 싶은 의지 또한 남은 체력 만큼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불행 중 다행인것은 생각보다 오랜시간 먼거리를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몸에서는 이상 신호를 보내는 곳이 없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그렇게 풀코스를 뛰러 앞으로 나아가는 주자들을 뒤로 하고, 반환을 하여  골인 지점으로 향하면서는 조금만 더 가면 이 긴 레이스가 끝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우며, 대회를 마칠 수 있게 되었다.

 

제마를 점검하기 위한 LSD차원에서 참가한 대회로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한 대회였지만, 걱정이 가득한 대회였다. 전날 잠을 제대로 못잔 것도 사실이고, 장거리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되어 있지도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기상상황도 나를 도와주지 않아, 비가 하루 종일 오는 그런 레이스가 되었으나 다행인 것은 매번 더위로 고생을 하던 대회에서 나름 시원하게 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회는 만족스럽게 끝나게 되었다. 몸은 잘 버텨 주었고, 며칠 지났음에도 몸에 특별한 부상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제마때도 몸이 잘 버터 줄 것으로 보인다. 조금만 더 살이 빠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은 하지만, 과연 조금이라도 빠질지 기대를 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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