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8. 11:49ㆍ뜀박질
긴 연휴는 아니지만 연휴가 시작되었고, 이런 날에는 장거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날은 더워도 장거리는 꼭 필요한 훈련이기 때문에 평소에 뛰는 거리보다 더 만은 거리 혹은 시간을 달리기 위해 노력한다. 어제도 현충일을 맞이하여, 크루원들과 새벽에 LSD를 하였고, 약 17킬로 정도를 천천히 달린 거 같다. 해가 뜨지 않은 새벽, 흐린 날씨임에도 기온이 상당히 높아 땀을 많이 흘린 하루였던 거 같다. 그리고 다음날인 오늘도 장거리를 하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장거리가 아닐지 몰라도 15킬로 이상이 되면 나에게는 거리주에 속한다.

오늘은 어제 보다는 조금 빠르게 뛴다는 생각으로 같이 뛰게 되었고, 인원도 적다 보니 페이스 맞추기 수월한 면이 있기도 하였다. 코스는 어제와 거의 비슷하지만 어제와는 반대로 올라가는 바람에 업힐이 잔잔하지만 훨씬 길게 뻗어있기 때문에 지구력을 상당히 필요로 하는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짧고 급하게 올라가면 단시간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긴 언덕은 다리를 계속 움직일 수 있는 정신력과 체력이 필요한 지구력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뛰는 코스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꾸준히 뛰는 코스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간에 다른 곳으로 진입을 해보기로 했다.
나는 처음으로 가는 코스이기 때문에 이곳부터는 길을 아는 친구가 앞장을 서게 된다. 이곳 토박이인 친구이기 때문에 동네의 구석구석을 아는 친구이기 때문에 코스의 난이도 등 이런 저런 것을 잘 알고 있는 친구이다. 오늘 코스도 이 친구가 어느 정도 생각을 해본 코스인 거 같고, 한 두 번 뛰어본 경험도 있는 거 같았다. 업힐이 생각보다 많아서 힘든 코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훈련에는 적합한 코스라는 게 이 친구의 설명이었다.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 생각보다는 큰 마을이 존재하였다. 내가 살고 있는 곳과 멀지 않은 곳의 산 뒤에 이렇게 큰 마을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넓지 않은 마을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크지 않지만 적당한 크기의 저수지가 나타났고, 많은 사람들이 좌대에서 한가로이 낚시를 하고 있었고, 나와 크루원들을 땀을 흘리며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근처의 카페에서 급수도 할 겸 아아를 한잔씩 하고, 몸을 식히고 다시 한번 힘을 내어 달리기를 시작한다.
방금 전에 내려왔던 길에 큰 동물의 배설물이 보였고, 단숨에 말의 배설물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크루원들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물론 조심하기 위하여 이야기를 해주었으나, 멀지 않은 곳에서 정말로 말을 만나게 되었다. 취미로 말을 타시는 분이 도로에서 말을 타는 모양이었다. 차가 많지 않은 한적한 도로이기에 가능한 취미 생활이고, 법적으로 말은 도로에서 타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게 말을 뒤로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역시나 돌아가는 길도 녹록지 않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업힐은 언제나 달려도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조금씩 가까워지는 도착점이 어느 정도 위안이 되었다.
위기는 20킬로미터 부근에서 찾아오기 시작하였다. 조금씩 현기증이 일어났고, 그렇게 조금은 열감이 있는채로 목적지에 도착하여 바로 화장실에서 차가운 물로 열을 식히기 시작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감이 잘 가시지 않았다. 음료수와 물을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지러움 증이 계속되는 분위기였다. 식사를 하기 위하여 차로 이동하던 중 큰일이 일어났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눈앞이 하얘지면서 앞이 보이지 않기 시작하였고, 사고가 날 거 같아 운전을 멈춘 채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같이 달렸던 친구에게 픽업을 요청한다. 그렇게 차에서 차가운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조금 쉬니 괜찮아지는 것 같았다. 짜장면을 시켜 먹었지만 입맛이 없어 거의 남기다시피 하였다. 그렇게 거리주가 끝이 났고, 다시는 연속 이틀 거리주를 하지 않으리라 다짐을 해본다. 모자라도 시원찮을 짜장면을 남겼으니 집에서 낮잠이나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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