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것, 먹는 것, 사는 것...

먹고 싶어 뛰고, 뛰기 위해 산다.

뜀박질

35. 12월 둘째주 정기런🏃🏼🏃🏼

뜀박질하는 뚠뚠이 2024. 12. 19.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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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크루에 들어오고 난 이후 꾸준히 노력하는 것 중 하나가 크루에서 진행하는 정기런이다. 매주 토요일 혹은 일요일에 진행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주말 저녁에 진행이 되다 보니 참여를 하지 못하는 크루원들도 많다. 특히, 약속이 있거나 아이 때문에 참여를 못하는 크루원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럼에도 크루원들은 정기런 시간이 다가오면 하나둘 모이게 된다. 나름의 소속감도 줄 수 있고, 잘 만나지 못하는 크루원들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나름의 커뮤니티 기능도 있어 정보를 나누는데도 도움이 된다.

 

정기런의 고질적인 문제는 한 가지라고 볼 수 있는데, 모든 크루원들이 같은 페이스로 달릴 수는 없다는 점이다. 실력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며, 아무리 조깅을 한다고 하여도 페이스의 문제, 지속의 문제, 속도의 문제든 여러 가지 문제에 당면할 수밖에 없다. 특히, 처음으로 러닝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보통 5킬로 이상을 달리는 정기런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참가는 본인의 자유지만 왠지 정기런에 참여를 하지 않으면 크루에서 소외받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무리하여 정기런에 참여를 하려 하는 경우도 있고, 생각보다 높은 벽에 부딪혀 한번 참여를 해보고 다시 볼 수 없었던 사람들도 있다.

 

딱히, 크루에 가입조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오픈톡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크루이다 보니 연령대도 다양하고 실력도 다양하다. 러닝을 하는 동기도 다양하다. 누군가는 다이어트를 위해, 누군가는 잡념을 없애기 위해, 누군가는 그저 취미로 달린다. 열심히 뛰다가 사라지는 사람, 꾸준히 달리는 사람, 톡방에 인사만 하고 사라지는 사람 등 유형도 다양하다. 그래도 크루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건 나름의 애정을 가지고 노력해 주는 크루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서 달리지만  모두들 나름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달리고 또 달린다. 나도 그중 하나이다. 요즘은 날이 추워지고 어두워지는 관계로 크루원들의 참여율이 저조한 건 사실이지만 한 명이 뛰어도 정기런은 정기런이다.

 

이번주는 이런 점을 감안하여 시간을 조금 당겨보았다. 물론 내가 주도하는 정기런은 아니지만 19:00에 우리가 자주 가는 트랙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보통은 20:30에 모이곤 했는데, 21시가 넘어가면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는 기분이 들어 이번주는 시간을 조금 당겨보았다. 모두가 바쁜 시간인 것을 알지만 나름의 궁여지책인 것이다. 공지를 올리면 얼마나 참가를 할지 체크하는데 이번에는 얼마나 참여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변수가 많은 시간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막상 트랙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많은 크루원들이 보였다.

 

혼자 날씨에 대한 투정을 부리며 트랙으로 향하였다. 기온은 낮고 바람도 낮보다는 강해지고 있었다. 크루원들은 이미 모여 스트레칭을 끝내고 몸도 어느 정도 푼 모양이다. 내가 좀 늦게 도착하여 대충 스트레칭을 하고 먼저 뛰고 있는 크루원들을 바라보다 대열에 합류한다. 오늘은 처음으로 나온 사람도 있는 모양이었다. 열심히 뛸 마음이 없었던 나는 그분에게 합류하여 페이스 메이커를 해준다. 페이스 메이커라기보다는 처음 뛰시는 그분을 그냥 다독여 준다. 달리기에 취미를 가질 수 있게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게 오늘 나의 목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달리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나도 성인이 되고 나서는 뛰어본 적이 거의 없다. 학생 때는 지각을 하거나 버스를 잡으려고 뛰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럴 일도 없다. 뛰기보다는 뭔가를 타고 다니는 것이 익숙해져 버린 삶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런데 무슨 바람인지 달리기가 트렌드가 되면서 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누군가는 유행이니까 누군가는 다이어트를 위하여 달리기를 한다.

 

하지만, 처음 달리기를 해 보면 꾸준히 달리는것이 쉽지 않다는 걸 금세 깨닫게 된다. 그걸 알기에 처음 오신 분에게 재미를 주기 위하여, 용기를 주기 위해 뛰면서 말을 걸어본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대답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짧게나마 나의 이야기에 반응을 해준다. 아무렇지도 않게 뛰고 있는 크루원들을 보며 부러워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조금만 노력하면 저분들과 같이 뛸 수 있다. 뛰는 사람들 중에는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약 3개월 정도면 10킬로는 충분히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으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금씩 노력하면 충분하다고 이야기를 해준다. 3개월의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길게 느껴질 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달리기를 꾸준히 하다 보면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다. 달리기가 처음이신 분을 잡고 생각보다 오래 달렸던 거 같다. 약 30분을 쉬지 않고 달렸으니 처음 달린 거 치고 매우 잘 달리는 편이다. 물론 중간중간 걷고 뛰고를 반복하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저 그분이 꾸준히 참가하여 원하는 바를 이루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그렇게 한주의 정기런이 마무리되었다. 길지 않은 시간 약 30분의 러닝이지만 사람들은 각자의 목표를 위해 오늘도 달렸다.

 

언제나 러닝의 마무리는 신발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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