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내가 한 가지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산을 오르는 것이다. 등산이라고 표현을 하여도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유는 그저 동네에 있는 작은 뒷산을 시간 날 때 한 번씩 오르기 때문이다. 취미로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시간이 나면 운동 겸 슬슬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산을 오르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한 시간 내외로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에 산책 정도의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등산화도 따로 구매한 것이 없기에 현재는 겨울에 달리기 하면서 사용하려고 구매해 둔 "페가수스 트레일 4 고어텍스"를 착용하고 다녔다. 터프한 날씨에 제격으로 겨울철 눈이 오거나 미끄러운 노면에서 확실히 일반 로드 러닝화보다는 접지력이 좋아 안정감이 느껴진다. 여기에 더해 일반적인 러닝화는 특유의 통기성 때문에 발이 시린 경우가 많은데 고어텍스 특유의 장점으로 인한 보온이 상당히 잘된다. 이렇게 다방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트레일 러닝화가 있기 때문에 굳이 등산화는 구매를 할 필요가 없는거 같다.
"페가수스 트레일"을 착용한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어차피 등산화를 구매할 생각은 없고 높은 산에도 갈 일은 없으니 트레일러닝화를 하나 더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 고어텍스이다 보니 보온성은 좋으나 여름에 착용하는 것이 땀이 많은 나에겐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다. 거기에 타이밍 좋게 나이키에서 세일을 하기 시작하였다. 이전부터 눈에 넣어둔 트레일러닝화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제가마 2"이다. 나이키에서는 가장 윗 등급에 위치한 트레일러닝화이니 충분히 구매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이 되었다. 단, 이전과 다른 나이키의 정책으로 인하여 가장 큰 할인을 얻기 위하여는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여야만 하였다. 예전에는 구매 금액에 차별을 두지 않았는데 실적이 안 좋은지 요즘은 구매 금액을 정해두고 할인 정책을 펴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여기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다른 사람과 함께 구매하는 것이었다. 정가의 반 가격인 약 12만 원 정도에 제가마를 구매할 있었지만, 색상에는 제약이 있었다. 신발은 빠르게 배송이 되었으나 한참을 자동차안에서 바깥 공기를 맡아보지 못한채 지내는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개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평일에는 산에 오를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주말을 기다려왔는데 요즘 도통 주말에 시간이 되지 않아 산에 갈 기회가 없었으나 주말 아침에 약간의 짬이나서 산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제가마를 시험해보기에 좋은 기회가 온 것이다. 등산을 누구보다 싫어 하였으나 요즘 들어 가끔 산을 오르게된 이유는 다름아닌 달리기에 도움이 된다는 사람들의 조언 때문이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사는 곳 뒤에 가볍게 오를만한 산이 있다는 것도 요즘은 행운이라고 느끼고 있는데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 멀리 가도 되지 않는것이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신발을 구매하기전 사이즈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일단 285미리를 구매하였다. 이전에 280을 신었는데 아무래도 작은 느낌이 강하였다. 등산을 시작하면 발 끝이 토우박스에 닿아 아프기 일쑤였다. 트레일러닝화를 신고 오래 달리거나 많이 달리지 않아서 크게 지장은 없었지만 하산을 할 때 발끝에 부화가 걸려 발톱이 아플 때가 많았다. 사람들이 왜 트레일러닝화를 반업을 하라고 하는지 그때는 몰랐다. 이제는 알기에 반업을 하였고, 발을 넣어보니 발을 생각보다는 잘 감싸주는 느낌이었며, 고어택스에서 느끼던 답답함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색상이 화이트톤이다 보니 아무래도 산을 다니면 신발이 금방 더러워질 거 같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그 부분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이번 신발이 이전의 신발과 가장 크게 다른점은 갑피와 미드솔이라고 할 수 있다. 페가수스는 리액트 폼이었으나 제가마는 그래도 상위 등급이라서 줌X 폼을 차용하였다. 확실히 이전 신발보다는 가볍고 쿠션이 쫀쫀한 느낌이다. 나이키의 대부분의 러닝화가 왜 줌 X폼을 사용하는지 달리기를 하시는 분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리액트 폼은 탄탄하고 반발력이 높은 반면 조금은 딱딱한 면이 있어서 발에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반면 줌 X 는 충분한 반발력을 제공함과 동시에 쿠션도 부드러워서 오래 달려도 피로감은 훨씬 덜 한 느낌이다. 이런 미드솔은 등산을 할 때도 충분히 도움이 된다.
아웃솔은 익히 알려진 비브람이다. 특유의 패턴으로 특허를 출원하여 현재는 등산화나 부츠를 대표하는 아웃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웃솔이 봉제방식에서 접착제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넘어오면서 쇄락의 길을 걷기도 하였으나 여전히 많은 등산화나 부츠에 사용되고 있고, 나이키 같은 스포츠 브랜드에서는 트레일화나 트레킹화에서 사용하면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확실히 비브람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 산에서는 안정적인 능력을 보여주며 튼튼한 아웃솔이 산의 바닥의 여러 위험으로 부터 우리의 발을 잘 보호한다. 비브람의 특유의 패턴은 돌과 흙이 많은 산에서 최상의 접지력을 사용자에게 선사한다.
"제가마 2" 나이키에서 판매하는 상위급에 위치하는 트레일러닝화로써 거기에 걸맞는 최고의 성능을 보여준다. 등산을 열심히 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트레일러닝과 등산을 함께 하기에는 가성비 최고의 신발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물론 할인을 받아 구매하였을 때 말이다. 정가를 모두 주고 사기에는 너무나 많은 선택지들이 존재한다. 트레일러닝화의 최고봉에 있는 호카나 살로몬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발목을 꽉 잡아 보호해주지는 못한다고 하지만 비브람 아웃솔의 뛰어난 접지력과 줌X 폼의 가볍지만 높은 쿠셔닝은 산을 타는데 전혀 지장이 없고 오히려 편안함을 안겨준다. 트레일을 뛰어봐야 겨우 둘레길 정도 뛰는 나에게는 과분한 트레일러닝화인지도 모른다.
전체적인 화이트 톤의 신발이 산을 타기에는 약간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나 주황색의 아웃솔과 슈레이스 끝부분이 디테일을 주면서 밝은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스우시 또한 거의 갑피와 같은 색상이라서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토박스에는 발을 보호하기 위해서 토캡이 존재하지만 거슬릴 정도의 느낌은 아니다. 아무래도 주변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트레일러닝화의 특성상 안전성에도 신경을 쓴듯한 느낌의 신발이다. 하산을 하면서 조금 달려보았다. 빠른 페이스는 아니지만 신발의 쿠션이나 쫀쫀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하였다. 푹신한 줌 X 폼이 무릎이나 발목에 오는 충격을 많이 줄여 주었다. 아직은 더 신어봐야 확실한 느낌을 알겠지만 이 정도 만으로 왜 "제가마" 가 "페가수스" 보다 상위에 위치한 트레일러닝화 인지 알 수 있었다. 등산화가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이제 트레일러닝화를 등산화 대신하여 신어도 충분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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