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29. 08:51ㆍ뜀박질
오래 지속되지 못한 나의 첫 번째 러닝은 나에게 두 가지를 알게 해 주었다.
첫 번째, 부상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나름 나는 건강하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자신의 몸 상태를 과신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나도 그런 무리의 사람 중 하나였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것을 러닝을 통하여 몸소 깨우치게 되었던 것이다. 나의 몸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튼튼하지 않았고, 나의 의지 또한 튼튼하지 않다는 걸 말이다. 그렇게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알게 된 지금은 몸 어디에선가 신호가 오면 바로바로 뛰기를 그만둔다. 물론, 대회를 나가거나 하는 경우에서는 한 번쯤 욕심을 내볼 만 하기는 하지만 취미로 하는 러닝에서 굳이 무리를 할 필요는 없다. 한 번의 실수를 지금 느끼고 있는 즐거움, 성취감과 맞바꾸기는 싫기 때문이다. 모든 부분에서 마찬가지겠지만 러닝에서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근육통이야 어느 운동에서든 느낄 수 있는 부분이고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관절이나 뼈 쪽에서 오는 신호들은 바로바로 케어를 해주어야 오랫동안 러닝을 지속할 수 있다. 한 번의 부상은 러닝을 하는 의지와 재미를 뺏어갈 뿐만 아니라 꽤 오랫동안 지속되는 재활 기간으로 인하여, 아예 다시는 러닝을 안 하는 경우도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성취감은 무력감을 없앨 수 있다. 러닝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다시 말하지만 다이어트의 목적이 컸다. 하지만, 꼭 다이어트뿐만은 아니었다. 당시 나의 상황은 정신적으로 매우 피폐해진 상황이었다. 회사에서는 중간 관리자로써 아래 위로 압박을 받는 상황이었고, 집에서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우울감이 극도로 올라와 있던 시절이었다. 처음으로 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닫고 의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아 볼까 라는 생각을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며, 슬프지도 않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옆에는 친구도 가족도 없는 상황이었다. 한두 번이야 나가서 만날 수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해소가 되지 않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래서 몸을 움직이게 한 것이었다. 어딘가에 갇혀 있는 것보다는 미세먼지가 가득하지만 바깥의 공기가 필요했던 시절이었기에 그렇게 러닝을 하게 되었다. 너무나 힘든 러닝이었지만 내가 원하는 만큼 못 달리고 속도도 못 낸 러닝이지만 조금씩 늘어가는 러닝의 거리와 단축된 기록만큼 나의 우울감은 사라지고, 성취감은 높아져만 갔다. 아직은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나이이고 이렇게 인생을 쉽게 놓아 버릴 수는 없기에 조금씩 러닝을 하면서 자존감을 올리고 자신감을 되찾아 나갔다. 내가 원하는 만큼의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했을 때의 기대감과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나에게 선사해주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이유가 상충되는 이유는 모든 부분에서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됩니다. 저는 러닝을 다시 시작하면서 부상을 조심해야 했으며, 조금씩 좋아지는 나의 정신적인 만족도 때문에 러닝을 포기하지 못하였습니다. 부상에 대한 두려움도 크지만 그에 반해 돌아오는 리워드 또한 컸기에 하나를 포기하는 것은 어려웠으며, 부상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달리기를 지속해 나갔습니다.
만약 지금 현재 자신이 달리고 싶은 마음이 있고, 망설이고 계신다면 한번 신발끈을 묶고 나가보시기 바랍니다. 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지루하신다거나 할 일 없이 시간을 버리고 계신 분은 일단 나가십시오. 야외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가다듬으십시오. 당신에게는 휴식도 중요하지만 여유를 가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언제나 쫓기는 생황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어 주십시오. 걸어도 좋고 뛰면 더 좋습니다. 러닝을 하는 동안은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상쾌한 바깥공기를 만나는 순간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새로운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는 걸 알게 되실 겁니다.
'뜀박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9. 나에게 있어서 러닝의 긍정적인 효과(1) (0) | 2022.10.31 |
---|---|
8. 나의 러닝 복장 (0) | 2022.10.30 |
6. 준비가 없이 시작된 나의 러닝!! (0) | 2022.10.28 |
5. 나의 첫 러닝화 (0) | 2022.10.27 |
4. 달리기가 나에게 준 첫 번째 선물! (0) | 2022.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