뜀박질하는 뚠뚠이의 러닝 라이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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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의 첫 달리기

뜀박질하는 뚠뚠이 2022. 10. 2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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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달리기는 약 3년 전인 10월 19일이다. 어떻게 알았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앱을 깔고 뛰기 시작한 것으로 보면 나름 달리기를 하기 위하여 노력을 한 거 같은 느낌이다. 아마도 인터넷에 이것저것 물어봤을 것이다. 러닝을 하는 사람들이 쓰는 앱이라던가 워치라던가 하는 것 말이다. 하지만,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준비만 했을 뿐이다. 정말로 가장 중요한 것은 달리기 위하여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그 당시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다른 운동들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민이나 스트라바 같은 앱들을 많이 사용하였고, 러닝보다는 자전거 타는데 그러한 앱들을 사용하는 걸 보았던 것이다. 지금이야 가민이 러너들에게 매우 유용한 장비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자전거 타시는 분들이 사용하는 기계인 줄 알았다.

 

어찌 되었든 나는 나이키의 앱인 NRC를 다운 받아서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당시 서울에 살던 사촌 동생이 가끔 NRC를 이용하여 달리기를 하고 인스타에 사진을 올렸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래서 나도 NRC를 사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어찌 되었든 나의 첫 달리기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일단 신발을 신고 끈을 묶는거 자체가 일이었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아마도 6시 30분쯤이었던 거 같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옷은 갈아입었다. 그런데 막상 현관 앞에 나가서 신발 끈을 묶으려고 하니 그게 그리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뭐랄까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이럴 때 사용하는 말 같은 느낌이었다. 신발 끈만 묶고 한 걸을 나아가서 문만 열고 나가면 되는 일인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다. 당시 주택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문만 열고 나가면 바로 달리기를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리고 내가 사는 지역이 시골이다 보니 그냥 나가서 뛰면 되는데 그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그렇게 힘들었다. 어찌어찌 신발의 끈을 묶고 집을 나서기는 하였다. 날씨도 선선하니 뛰기 좋은 그런 날씨였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다만, 시골이다 보니 조금 어두운 정도였다.

 

나의 첫 코스는 그냥 동네의 길이었다. 어두운 길을 뛰어 가기 시작하였다. 달리기에 아무런 지식도 없었던 나는 그저 나에게 주어진 신발의 끈을 묶고 냅다 달리기 시작하였다. 그래도 어렸을 적 오래 달리기를 생각하여 전력질주를 하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았던 건 확실하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고작 1~2분이나 달렸을까 나의 심장은 터질 거 같았고, 어떻게든 참아 보려고 노력을 하였다. 그렇지만 그게 쉬운 일인가? 만약 누군가 나의 글을 읽고 있다면 지금 당장 나가서 한번 달려 보길 권한다. 과연 얼마나 달릴 수 있는지 말이다. 세상에 이렇게 힘든 운동이 있는지 그때 깨달았다. 나의 몸은 쓰레기구나 하면서 나를 자책하고 원망하였다. 과연 너는 지금 이 나이를 먹을 동안 무엇을 하며 살았기에 몸이 이렇게 쓰레기가 된 것이냐? 항상 건강을 과신하고 몸을 아끼지 않았던 자의 최후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1~2분을 뛰고 걷고 뛰고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1킬로의 거리를 갔을 때쯤 막막하였다. 길은 어두웠고 앞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온 길을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달려왔으니 되돌아가야 하는데 온 길을 생각하니 그게 쉬운 길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에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온 길을 되돌아가야 나는 집에 갈 수 있었다. 그렇게 어떻게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걷다가 뛰다가를 반복하면서 집에 도착을 하였다. 온몸은 땀범벅이었고, 숨쉬기는 벅차다 못해 금방이라도 구토를 할 지경이었다.

 

그렇게 나의 첫 달리기는 끝이 났다. 그리고 생각해 보았다. 과연 또 다시 달리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나의 마음 한 구석에는 자라나고 있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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