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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달리기가 나에게 준 첫 번째 선물!

뜀박질하는 뚠뚠이 2022. 10. 26.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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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달리기를 한 날 나는 나 자신에게 매우 실망을 할 수밖에 없었다. 1~2분 정도밖에 달리기를 유지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그리고, 그렇게 나의 몸을 방치해둔 나에게 화가 났다. 겨우 2킬로 조금 넘게 달리는데 약 20분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조금 빠른 걸음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거리이다. 이런 나에게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조금만 달리면 숨이 턱에 차올랐고, 숨쉬기 자체가 너무나 곤욕이었다. 다리가 아프거나 무릎이 아프지는 않았다. 그냥 단지 숨이 미친 듯이 차서 뛸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달리기를 하면서 숨이 차는건 당연한 일이다. 아무리 잘 달리는 선수들이라도 몸에서 에너지를 쓰고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산소가 필요하기에 그만큼 더 많은 산소를 요구하기에 숨이 차오르는 것이다. 생리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그냥 자연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나는 그 생리작용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몸에서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산소가 필요한데 이런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니 달릴 수 있는 에너지 자체가 몸에 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첫 달리기를 마쳤다. 숨이 가쁘고 현관에 서서 깊이 숨을 쉬면서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 그런데 나의 손에는 담배가 들려 있었다.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건 아마도 고등학교 졸업 즈음이었을 것이다. 호기심이기도 하였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흡연이었던 거 같다. 학생 시절 억눌려있던 나의 갈망 같은 것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는 뭔가 성인이 되었으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였고, 끊어야지 끊어야지 하면서도 군대를 지나 다시 복학을 하고, 회사에 다니면서도 나의 손에는 언제나 담배가 들려 있었던 것이다. 수중에 밥과 담배 중 한 가지만 할 수 있는 돈이 있다면 기꺼이 담배를 사는 게 나의 삶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모든 암의 원인이 되는 흡연을 그치지 않았던 이유 중 또 다른 하나는 내가 늙어서 암에 걸릴 나이 정도가 되면 의학이 발달하여 암이 정복이 될 것이다 라는 생각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이없는 생각이지만 그때는 어린 나이에 그렇게 생각했던 거 같다. 이렇게 나의 흡연은 약 20년을 이어왔다. 그런 담배를 끊고 금연을 생각한 이유가 바로 하루 달려보고 나서 나의 몸이 겪는 일들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그냥 하루의 달리기였다. 어쩌면 그날 한번만 달리고 말았을지도 모를 달리기였고, 다음 날 뛰지 않아도 되는 그런 작심삼일 같은 다짐이었다. 그런데, 그날은 뭔가 달랐다. 담배를 끊지 않으면 죽지는 않아도 나의 몸에 충분히 이상이 생길 것이라는 걸 달리기 한 번으로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금연을 결심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한다. 담배는 끊는 게 아니고 참는 것이라고 나는 지금도 참고 있다고 당당히 이야기한다. 지금도 술이 한잔 들어가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 옆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으면 나도 피울까라는 생각이 수십 번 수백 번씩 머리에 떠오른다. 하지만 참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장담은 할 수 없다. 지금 당장 나가서 담배를 사고 라이터를 사고 불을 붙이는 건 나에게는 매우 쉬운 일이다. 그런데 그러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고 있다. 한 가지 다행인 부분은 금연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담배를 못 피우는 스트레스는 충분히 운동을 하면서 사라지는 거 같다. 많은 사람들이 금연을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스트레스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을 나처럼 찾기를 바란다.

 

나도 하루 아침에 담배를 끊은 것은 아니다. 달리기를 하면서 몸에 대해 이상을 느끼고 그렇게 금연을 결심하였다. 달리기가 나에게 준 첫 번째 선물을 바로 "금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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